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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날 듯 말 듯? '어사무사하다' 탐구생활! (feat 아삼아삼)🚀

일상과 생각/언어와 생활

by hi쭌 2025. 4. 2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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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쁘게 반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참 좋았던 기억이나 추억들은, 반복적인 무념한 생각 속에 매몰되는 경험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의 뇌는 최초의 기억들에서 불필요한 기억들은 삭제하거나 망각하여 뇌의 효율을 높인다는 내용이 책에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며, 어릴 적 추억도 그간의 삶들도 회상하고 싶어도 끄집어낼 수가 없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급, down 되네요. 이렇듯 분명히 아는 건데, 딱 떠오르지 않아 답답한 그 느낌을 찰떡같이 표현이 바로 '어사무사하다' '어사무사하다'입니다. 단어의 의미와 표현에 대해 알아보고, '아삼아삼'도 덤으로 알면 풍부한 언어 감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알아보겠습니다. 언어와 인생이야기.^^


 

1.  '어사무사하다' 를 하나하나 풀어 보기 🤔

어사무사
<회상의 문턱>

사전에는 '생각이 날 듯 말 듯하다'라고 나와요. 단순히 '까먹었다'랑은 조금 다릅니다. 기억 저편에 분명히 있는데, 머릿속을 맴돌지만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바로 그 회상의 문턱'에 걸린 상태를 말하는 거죠.

1)  한자 '於思無思' 파헤치기 🤯 

'어사무사'는 놀랍게도 순우리말이 아니지만 예부터 사용해져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자어 '於思無思'에서 왔어요. 각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 於 (어조사 어): '~에', '~에서', '~에 관하여'라는 뜻으로, 어떤 상황이나 관계를 나타내요. 여기서는 '생각하는 상황에 있어서' 정도의 맥락을 만들어 줍니다.
  • 思 (생각 사): '생각하다' 또는 '생각' 그 자체를 의미해요.
  • 無 (없을 무): '없다', '~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부재나 부정을 나타내죠.
  • 思 (생각 사): 다시 한번 '생각'을 의미합니다.

이 한자들을 조합한 '於思無思'를 직역하면 "생각함에 있어(於思) 생각이 없음(無思)" 이 됩니다! 😮 즉, 생각을 하려고 애쓰는 상황(於思) 속에서, 정작 떠올리려는 그 구체적인 생각이 존재하지 않거나 막혀 있는 상태(無思)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 것이죠. 
⚠️ 잠깐! 헷갈리지 마세요! '암행어사 출두요!' 할 때의 그 '어사(御史)'와는 전혀 다른 단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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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사무사하다' 활용 예시와 문화 작품 사례  🗣️ 

'어사무사하다'는 주로 특정 정보를 기억해내려 할 때 사용되지만, 문학 작품 속에서는 좀 더 다양하게 활용되기도 해요.

  • 기본 활용:
    • "오랜만에 만난 친구 이름이 어사무사해서 혼났네." (이름이 기억날 듯 말 듯할 때)
    • "분명 와봤던 곳인데… 어디였는지 어사무사하네." (장소가 가물가물할 때)
  • 문학 작품 속 용례:
    • 이효석 소설 1930년「도시와 유령」: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후 정신이 아득해진 상태를 묘사하며 "... 그의 훌떡 걷은 한편 다리!... 발목은 끊어져 달아나고... 어사무사하여서 :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여서." 라고 표현했어요. 여기서는 충격으로 인해 생각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를 나타내죠.
    • 최윤경 에세이 「회색인의 자장가」: 아버지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윤경씨는 어사무사한 아버지와의 추억들을 되돌아보면서..." 라고 썼어요. 이때 '어사무사한'은 기억 자체가 명확하지 않고 희미하거나 모호한 상태를 의미해요.
  • (가끔은 비유적으로) "우리 사이, 좀 어사무사한 거 같아." (관계가 명확하지 않을 때 - 드라마에서 가끔 나와요!)

      비유적 표현 :   '어사무사하다'는 본래의 뜻인 '기억이 날 듯 말 듯하다'에서 확장되어 비유적인 의미로 관계의 모호성, 불확실성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관계가 좀 애매하고 불분명해서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것 같아." 해석 할수 있습니다. 

 

2.  '아삼아삼하다' 를 모르면 섭섭하겠죠. (어사무사와 차이점)

미묘한 답답함
<생각이 맴돈다.>

비슷하게 '희미한' 느낌을 주는 '아삼아삼하다'라는 말도 있죠?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어요.

  • 어사무사하다: 딱! 기억을 끄집어내려는 순간에 막힌 느낌 (회상 실패 과정)
  • 아삼아삼하다: 기억이나 모습이 전체적으로 희미하고 어렴풋한 상태 (결과적 희미함) / 시각 감각적으로 보일듯 말듯 하다는 의미로도 사용

아삼아삼의 사용예를 들면 이해가 쉽겠죠. 

  ① 기억이 희미할 때: "어릴 적 살던 동네 모습이 아삼아삼하게 떠오른다." (기억이 뚜렷하지 않을 때)

  ② 모습이 희미하게 보일 때: "안개가 짙어서 먼 산의 능선이 아삼아삼하게 보였다." (시각적 흐릿하게 보일때)

  ③ 부사적 용법 ('아삼아삼'): "졸음이 쏟아져 눈앞이 아삼아삼 흐려졌다." (모양이 희미 상태)

 

'어사무사'가 좀 더 특정 순간의 인지적 답답함에 초점을 맞춘다면, '아삼아삼'은 좀 더 넓은 범위의 모호함을 나타냅니다. 

1) '아삼아삼하다' 와 '어사무사하다'의 표 비교

특징 어사무사하다 (於思無思하다) 아삼아삼하다
주요 의미 기억/생각이 회상 직전에 막힌 상태 기억이 희미/모호함, 시각적으로 희미/어렴풋함
적용 영역 주로 인지 (기억 인출 상태) 인지 (기억 상태) 및 감각 (특히 시각)
문법적 기능 형용사 (어사무사하다) 형용사 (아삼아삼하다), 부사 (아삼아삼)
어원 한자: 於思無思  고유어 (의성/의태어 계열 추정)
대표 용례
초점
"이름이 어사무사했다" (이름이 혀끝에서 맴돌았다)  "기억이 아삼아삼하다" (기억이 희미하다),
"모습이 아삼아삼하다" (모습이 어렴풋하다) 

2) 기타 관련 어휘
'어사무사하다'나 '아삼아삼하다'와 유사하게 희미하거나 불분명한 상태를 나타내는 다른 어휘들도 존재합니다

  • '아렴풋하다' (어렴풋하다)
  • '어슴푸레하다',
  • '가물가물하다'   
'어사무사하다'가 지닌 '회상 직전의 막힘'이라는
특정 인지 상태와는 구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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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사무사'와 같은 표현이 다른 나라에도?   

놀랍게도 '어사무사한' 이 느낌,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래요. 심리학에서는 '설단 현상(Tip-of-the-Tongue phenomenon, TOT)'이라고 부르죠. 검색 결과 또는 번역 결과이므로 정식 표현이거나 아닐 수도 있습니다

  • 영어: "It's on the tip of my tongue" (내 혀끝에 있어!) - 가장 대표적
  • 일본어: 「喉(のど)まで出(で)かかっている」(노도마데 데카캇테이루 - 목구멍까지 나와있어!) 또는 「舌先(したさき)まで出(で)かかっている」(시타사키마데 데카캇테이루 - 혀끝까지 나와있어!) - 목과 혀, 두 가지 버전
  • 중국어: "话(huà)到(dào)嘴(zuǐ)边(biān)"(화따오쭈이비엔 - 말이 입가에 이르렀어!) 또는 "就(jiù)在(zài)嘴(zuǐ)边(biān),说(shuō)不(bu)出(chū)来(lái)"(지우짜이쭈이비엔, 슈어부추라이 - 바로 입가에 있는데, 말로 나오지 않아!) 
  • 스페인 : "Tener algo en la punta de la lengua" 직역하면 "무언가를 혀끝에 가지고 있다"는 뜻
  • 아랍권 : "على طرف لساني" (ala taraf lisani) 직역하면 "내 혀끝에 있다"는 의미

흥미로운 점은, 다른 언어들은 주로 '혀', '목', '입' 같은 신체 부위를 사용해 표현하는데, 우리말 '어사무사하다'는 '於思無思'라는 한자를 통해 생각의 과정 자체를 묘사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부연] 설단현상(TOT) : 어떤 단어나 정보를 분명히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막상 그것을 말하려고 할 때 일시적으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며:어사무사한 순간들에 대하여

우리는 때때로 '어사무사한' 순간을 경험합니다. 분명히 입가에서만 맴돌고, 떠올리고 싶은 기억인데 희미한 안갯속에 있는 듯한 느낌. 어쩌면 우리의 삶 자체가 수많은 '어사무사함'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삶의 중요한 질문들 앞에서 우리는 종종 '어사무사함'을 느낍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물음들. 그 답이 마치 혀끝에 걸린 단어처럼,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것 같지만 명확하게 정의하거나 붙잡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거나 설명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한 상태에 놓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삶이란 이런 모호함을 겪으며 이해하려 애쓰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답이 없거나 표현할 수 없다고 좌절하기보다, 그 '어사무사함' 속에서 더 깊이 사유하며 내안에 꿈틀거리는 언어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불확실성 또한 성장의 일부이니, 당신의 '어사무사한' 순간들을 잠시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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