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늘 진달래와 철쭉이 봄소식을 알리는 시간이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꽃이고, 여러 지역에서 군락지를 형성하여 4월에서 5월 초 멋진 장관을 이루고, 행사도 많이 하지요. 과거에는 근처에서 철쭉 축제도 하여서 가족과 오고 가는 기억도 있다. 진달래와 철쭉은 흔하고, 조경수로 많이 사용하다 보니, 과거에 늘 동료들과 화단에서 이건 진달래인가 철쭉인가라는 이야기도 종종 했었다. 빡빡한 일상에 잠시 화사한 봄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지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우리 곁을 찾아오는 분홍빛 손님, 진달래와 철쭉! 비슷해 보이는 두 꽃 때문에 혹시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기에 분홍빛 친구들이 우리를 반기기 전에 미리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진달애와 철쭉에 대한 이야기 하겠습니다.
모두 진달래과(Ericaceae) 진달래 속(Rhododendron)에 속하는 가까운 친척이지만, 엄연히 다른 종입니다. 진달래의 학명은 Rhododendron mucronulatum, 철쭉은 Rhododendron schlippenbachii입니다.
1) 봄을 알리는 선구자, 진달래 (Rhododendron mucronulatum)
(1) 식물학적 특징
(2) 생태와 문화
진달래는 한반도 전역의 산지, 특히 햇볕이 잘 들고 척박한 양지에서 흔히 자랍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강인함 때문에 예로부터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은 이별의 정한을 노래하며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는 작품으로 유명하죠.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는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花煎)을 부쳐 먹는 풍습이 있으며, 꽃잎으로 두견주(杜鵑酒)를 담그기도 합니다.
주의! 진달래를 먹을 때는 꽃술(수술과 암술)에 약한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제거하고 꽃잎만 깨끗이 씻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연] 김소월 [진달래꽃] 오랜만에 읽고 되뇌어 보겠습니다.
진달래: 김소월의 「진달래꽃」
김소월 시인의 시 「진달래꽃」입니다. 이 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 중 하나로 꼽히며, 이별의 슬픔과 정한(情恨)을 아름다운 진달래꽃에 비유하여 절절하게 표현하였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참고로 영변에 약산은 지금의 '북한 평안북도 영변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2) 기품 있는 왕의 진달래, 철쭉 (Rhododendron schlippenbachii) 🌺
(1) 식물학적 특징
[부연] 철쭉이 끈적이는 이유 (식물의 방어 기작)
꽃이나 꽃받침 등이 끈적이는 이유는 주로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기작입니다.
- 산철쭉의 꽃자루(화경), 꽃받침(악편), 어린 잎 등에는 끈적끈적한 액체를 분비하는 선모(glandular hair)가 많이 나 있습니다. 이 선모에서 나오는 점액질 때문에 만지면 끈적거림을 느끼게 됩니다.
이 끈적이는 점액질은 자신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작은 곤충들, 진딧물이나 꽃잎을 갉아먹는 벌레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작은 벌레들이 달라붙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기피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꽃이 피는 시기에 꿀을 노리고 오는 여러 곤충 중 화분 매개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해를 끼치는 곤충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식물의 방어 기작 : 물리적으로는 가시, 유액분비, 털, 단단한 표피 등이 있고, 화학적으로 커피,담배,과일류의 감나무의 설익은 맛, 인삼의 사포닌, 철쭉류의 독성 특징이 있으며, 기피물질을 방사하는 허브식물, 공생 벌레가 유도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해충 박멸로 도우며 공생하는 등도 있으며, 위장술(무뉘 또는 모양)도 식물이 방어 기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2) 생태와 문화
철쭉은 진달래보다 다소 높은 지대나 서늘한 곳을 선호하며,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철쭉 군락지가 많고 봄철 등산객들에게 황홀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그 기품 있는 아름다움은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퇴계 이황은 소백산 철쭉을 보고 "비단 장막 속을 거니는 듯하다"라고 감탄했다고 전해집니다.
경고! 철쭉에는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습니다. 섭취 시 구토, 현기증, 저혈압, 호흡 곤란 등 심각한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됩니다.
[부연] 철쭉과 관련된 수로부인 「헌화가(獻花歌)」
성덕왕 시절, 순정공(純貞公)이 강릉 태수로 부임해 가던 중 그의 부인인 수로가 절벽에 핀 아름다운 철쭉꽃을 보고 갖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절벽이 너무 높아 아무도 꽃을 꺾어올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때 암소를 끌고 지나가던 한 노인이 부인의 말을 듣고 절벽에 올라가 꽃을 꺾어 바치며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紫布岩乎邊希 (자포암호변희) 執音乎手母牛放敎遣 (집음호수모우방교견) 吾肸不喩慚肸伊賜等 (오힐불유참힐이사등) 花肸折叱可獻乎理音如 (화힐절질가헌호리음여) |
붉은 바위 가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철쭉의 아름다움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위험을 무릅쓰게 할 정도였음을 보여주며, 철쭉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대표적인 일화로 전해집니다.
헷갈리는 두 꽃, 이제 아래 비교표를 통해 그 차이점을 명확하게 구별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특징 | 진달래 | 철쭉 |
꽃/잎 피는 순서 | 꽃이 잎보다 먼저 핌 | 잎이 꽃보다 먼저 또는 동시에 핌 |
주요 개화 시기 | 3월 말 ~ 5월 | 4월 말 ~ 6월 |
꽃 색깔 (일반적) | 진분홍색, 자줏빛 분홍색 | 연분홍색 |
꽃잎 반점 (윗부분) | 없거나 매우 희미함 | 뚜렷한 적갈색/자갈색 반점 있음 |
꽃/꽃자루 끈적임 | 없음 | 있음 |
잎 모양 | 타원형, 피침형 (양 끝이 뾰족) | 도란형 (주걱/숟가락 모양, 끝이 둥글거나 오목) |
잎 배열 | 어긋나기, 간격을 두고 달림 | 어긋나기, 가지 끝에 4~5개씩 모여 달림 (돌려난 듯 보임) |
잎 질감 | 매끈함, 끈적임 없음 | 뒷면에 털 많음, 다소 끈적일 수 있음 |
흔한 별명 | 참꽃 | 개꽃, 척촉, 연달래 |
식용/독성 | 식용 가능 (꽃술 제거 권장) | 독성 있음 (그레이아노톡신 함유) |
현장에서 구별하는 가장 쉬운 팁!
국릭과학수사연구원(23.02.23, 칼럼 " 진달래의 배신" )에 따르면 진달래의 경우도 철쭉과 같은 그레이아노톡신(신경차단-독성물질)이 10그루 중 4그루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했다고 임상 보고서도 이야기되고 있으며, 그 원인을 알 수 없으나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의 변화로 추정하고 연구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진달래 섭취 시에도 구토, 메스꺼움, 저혈압, 서맥, 부정맥 등의 중독증상에 주의를 요합니다.
⚠️ 매우 중요한 주의사항:
대표적인 군란지 정보로 지자체에서 다양한 공원 인프라에 동산 조성 및 지역 행사로도 활용되므로, 원하는 지역의 지자체에서 더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1) 진달래 군락지
지역 | 산/명소 | 특징 |
개화 시기 (일반적)
|
강화군 | 고려산 | 수도권 대표 진달래 군락지, 진달래 축제 개최 | 4월 중순 |
여수시 | 영취산 |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넓은 면적 | 4월 초 |
창원시 | 천주산 | 고향의 봄' 배경지, 진달래 축제 개최 | 4월 초 |
거제시 | 대금산 | 섬 산행과 함께 즐기는 진달래 | 4월 초 |
청도군/대구 | 비슬산 | 넓은 초원형 군락지, 비교적 한적함 | 4월 중순 ~ 말 |
밀양시 | 종남산 | 산 전체가 진달래 군락지, 짧은 등산로 | 4월 |
창녕군 | 화왕산 |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억새 군락지로도 유명 | 4월 중순 |
마산시 | 무학산 |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다양한 등산로 | 4월 |
서울 | 북한산 (진달래 능선) | 서울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진달래 | 4월 중순 |
부천시 | 원미산 (진달래 동산) | 도심 속에서 즐기는 진달래, 진달래 축제 개최 | 4월 |
대구광역시 | 와룡산 | 용미봉 일대 군락지 | 4월 |
김포시 | 가현산 | 수도권 근교, 비교적 낮은 산, 진달래 동산 조성 | 4월 중순 |
괴산군 | 원미산(진달래 동산) | 소나무 숲 아래 조성된 군락지 | 4월 |
울산 울주군 | 가지산 | 정상 부근 진달래와 철쭉 자생 | 4월 ~ 5월 |
2) 철쭉 군락지
지역 | 산/명소 | 특징 |
개화 시기 (일반적)
|
합천군 | 황매산 | 전국 최대 규모 산철쭉 군락지, 철쭉 축제 개최 | 5월 초 ~ 중순 |
남원시 | 봉화산 | 키 큰 철쭉 터널 | 5월 초 |
영주시/단양군 | 소백산 | 넓은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철쭉 | 5월 말 ~ 6월 초 |
보성군/장흥군 | 일림산/제암산 | 산죽, 억새 군락과 어우러진 철쭉 | 5월 중순 |
가평군 | 서리산 | 수도권 최대 자생 철쭉 군락지 | 5월 중순 |
지리산 | 바래봉 | 능선 따라 펼쳐지는 철쭉 군락 | 5월 중순 |
울산,밀양,청도 | 가지산 | 정상 부근 넓은 면적의 철쭉 군락, 천연기념물 | 5월 |
맺음말
진달래와 철쭉, 비슷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진달래과에 속했다는 사실이지요. 그래도 각각의 다른 모양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봄을 더욱 진하게 분홍빛으로 우리의 주변에서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진달래와 철쭉.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에 봄을 느끼게 하는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됩니다. 아직 개화나 축제 소식은 없지만, 어딘가에서는 분홍빛 친구들이 피어나는 소식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산과 들을 아름답게 수놓는 아름다운 꽃나무들을 올바르게 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산불 예방과 자연보호, 나무 심기 등으로 보호해야 함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진달래와 철쭉과 하는 봄날의 휴식의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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