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와서 따뜻한 봄의 기운을 느끼겠구나 했는데, 한파와 폭설로 꽁꽁 얼어붙은 한 주가 되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정월 대보름이다. 어릴 적 추운 야밤에 쥐불놀이, 뻐꾸기 놀이 숨바꼭질 와 마을 풍어제 행사도 있고, 각 가정에 가서 약밥을 받아서 군부대에 가서 건빵을 교환해 먹었던 추억이 있다. 지금은 그런 풍습에 대해 잊히고 사라지는 시대에 있는 것 같다. 설 명절에 한번 궁금해서 마을을 지나가니 쥐불놀이하던 논밭도 건물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보니 시대가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주민들도 사라지고, 함께 했던 친구들도 내 나이만큼 들어, 각자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잊혀 가는 정월 대보름의 전통 풍습과 관련하여 정리하여 보았다.
1) 정월 대보름의 정의
정월대보름은 음력 1월 15일,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설날 이후 한 해를 설계하고 풍요를 기원하는 중요한 명절입니다. 예로부터 설날만큼이나 큰 의미를 지닌 날로 여겨져 왔으며, 다양한 풍습과 음식을 통해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했습니다.
2. 정월대보름의 의미와 유래
정월대보름은 농경 사회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날로, 달에 대한 숭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로 '상원', 혹은 '오기일(烏忌日)'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달을 음의 기운을 가진 여성으로 인식했으며, 땅과 여신의 상징으로 여겨 만물을 낳는 지모신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대보름날에는 떠오르는 달을 보며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고, 달빛을 보고 농사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부연] 지모신 (地母神)
지모신 사상에서 땅은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농경 사회에서 생활의 터전인 것과 동시에 만물이 생성되는 근원으로 보았다고 할수 있으며, 이와 반대 격인 하늘을 천부신(아버지)으로 이다.
3. 다채로운 정월대보름 풍습
정월대보름에는 지역마다 다양한 풍습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대표적인 풍습으로는 부럼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달맞이, 오곡밥 먹기, 나물 먹기, 달집 태우기, 더위 팔기 등이 있습니다.
① 부럼깨기
아침 일찍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를 깨물어 먹는 풍습으로, 부스럼(나쁜 일, 무사태평)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려는 의미가 있습니다. 깨물 때 나는 소리에 놀라 역신(천연두)을 쫓아내는 의미를 내포하고 하기도 한다.
부럼 음식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다.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치아 손상에 주의하여 먹어야겠다.
② 귀밝이술 마시기
아침 식사 전 데우지 않은 찬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고 믿는 풍습입니다. 한자어로는 '이명주(耳明酒)'라고 하며, 명이주(明耳酒), 총이주(聰耳酒), 치롱주(治聾酒), 청이주(聽耳酒)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시며, 어린아이는 입술에 약간 묻히며, 겨울의 찬 기운을 이겨내고, 질병 예방의 의미가 있다.
귀밝이술의 종류는 특별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청주를 의미
③ 달맞이와 달집 태우기
달맞이하면 어릴 적 어머니께서 달을 보며, 물 한 사발과 절을 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모든 어머니가 마찬가지지만 가족에 대한 소망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밤에 논밭이나 공터, 모래사장등에서 떠오르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입니다.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절을 한 뒤 횃불을 피우는 행사를 '달집 사른다'라고 하며, 달집 태우기라고 보면 된다.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쫓아낸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겠다.
더불어 해당 달을 먼저 본 사람은 1년 내내 운수가 좋고, 달빛이 색상은 붉으면 장마가 흰색이면 가뭄, 노란빛이면 풍년, 노란빛이 엷으면 흉년이라고 생각했다.
④ 오곡밥 먹기
오곡밥은 다섯 가지 곡식을 포함한 여러 곡식으로 지은 밥으로,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며 한 해의 풍요와 건강을 기원합니다.
맛있는 오곡밥 짓지
쌀: 2컵 찹쌀: 1컵 팥: 1/2컵 수수: 1/4컵 차조: 1/4컵 소금: 1/2 작은술 |
◈곡식 불리기 팥은 하루 전날 물에 담가 불린다. 팥은 껍질이 단단하여 미리 불려야 함. 쌀, 찹쌀, 수수, 차조는 2~3시간 정도 물에 불림. 불린 곡물은 밥을 지을 때 더욱 찰기 있고 맛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 팥 삶기 불린 팥은 냄비에 넣고 물을 넉넉하게 부어 삶으며, 팥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20분 정도 더 쌂는다. 팥이 어느 정도 익으면 불을 끄고 팥 삶은 물은 따로 보관 ◈ 오곡밥 짓기 - 냄비 또는 전기밥솥에 불린 쌀, 찹쌀, 수수, 차조를 넣고 팥과 팥 삶은 물을 넣음. - 팥 삶은 물의 양은 쌀과 찹쌀의 양을 합한 것과 같게 맞춘다. - 소금을 넣고 밥을 짓는다.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잘 저어줍니다. |
⑤ 나물 먹기
묵은 나물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다양한 나물 활용 - 종류: 고사리, 시금치, 취나물, 콩나물, 숙주나물 등 다양한 나물을 준비하여 맛과 식감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색깔: 초록색, 갈색, 흰색 등 다양한 색깔의 나물을 함께 사용하여 시각적으로도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조리법 활용 - 볶음: 시금치, 콩나물, 숙주나물 등은 볶음 요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무침: 고사리, 취나물 등은 무침 요리로 매콤새콤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국: 나물을 넣어 끓인 국은 따뜻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양념 활용 - 기본 양념: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 등을 사용하여 나물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매콤한 양념: 고춧가루, 고추장 등을 사용하여 매콤한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 향긋한 양념: 들깨가루, 참기름 등을 사용하여 향긋한 맛을 더할 수 있습니다. ◈ 곁들임 음식 활용 - 오곡밥: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과 함께 나물을 먹어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쌈 채소: 쌈 채소에 밥과 나물을 함께 싸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 고기: 고기와 함께 나물을 곁들여 먹으면 더욱 푸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TIP. 맛있는 나물 먹는 팁 - 나물을 데칠 때는 소금을 약간 넣으면 색깔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 나물을 무칠 때는 너무 세게 주무르면 풋내가 날 수 있으므로 살짝 버무리는 것이 좋습니다. - 나물은 종류별로 각각 다른 양념으로 무쳐 맛을 다양하게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
⑥ 더위 팔기
아침 일찍 일어나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내 더위 사가라!"라고 외치는 풍습으로, 이름이 불린 사람은 더위를 사게 되고,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⑦ 다리밟기와 지신 밝기
다리밝기는
다리를 건너며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전통풍습이며, 다리[橋-교량]와 다리[脚-신체]의 의미와 같이 다리를 밟으면 다리 병을 막을 수 있다고 믿으며, 답교놀이라고도 불리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풍습이었다.
지신 밟기는
앞서 이야기한 땅의 신을 의미하며, 농악대를 구성하고, 꽹과리, 징, 장구, 북으로 제사를 지내고 농악대는 각 집을 방문(집돌이)하며 지신을 밟아주고, 마당을 밟고, 부엌, 대문, 화장실 등 집 안 곳곳을 돌며 악기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주인은 농악대에게 음식과 술을 대접하고,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고, 마을 전체의 공동체 의식을 높였다.
⑧ 액막이 연
액운을 쫓고 복을 기원하기 위해 하늘로 날려 보내는 연을 말합니다. 1년의 마지막달(전년 12월)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액막이 연에는 나쁜 물건, 날리고 싶은 글자등을 적어 액운과 함께 멀리 날려 보냄(연줄을 끊어)으로써 한 해 동안의 액운을 막고 행운을 불러들이고자 하는 전통적인 풍속이다.
⑨ 눈썹 밀가루 묻히기
이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샌다고 믿었기 때문에 잠을 참으며 날을 세기도 하였다. 더불어 잠을 참지 못해 자는 아이에게 어른들이 몰래 눈썹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발라주는 정월 대보름의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기도 하였다.
⑩ 보름밥 훔쳐먹기
훔쳐먹는 다기 보다 대보름 전날 밤에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마을분에게 인사를 하며, 밥을 얻으러 다니고, 모여 앉아 함께 즐겁게 먹기도 하였다.
⑪ 쥐불놀이
쥐불은 단어 의미 그대로 쥐를 쫓고 해충을 죽이기 위해 놓는 불을 의미하며, 정월대보름 전날 밤에 논밭두렁에 불을 놓아 잡귀를 쫓고 풍년을 기원하고, 각종 해충을 태우는 풍습이다. 어린아이들은 깡통에 구멍을 뚫고 끈을 매달아 깡통에 볏짚을 넣어 불을 붙인 뒤 빙빙 돌리고, 던지는 등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타 지역별 한해의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나 굿이 있다.
◈ 전남 해남 도둑잡이굿: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굿
◈ 경북 안동 도산부인당 제: 서원을 수호하는 신에게 마을의 평안을 비는 제사
지역별 정월 대보름 행사가 다채롭게 있으니, 원하는 지역의 정보를 참고하여, 가족들과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해의 소망을 빌어 보면 좋겠다.
5. 정월대보름 음식
정월대보름에는 다양한 음식을 즐겨 먹습니다. 오곡밥과 나물 외에도 약밥, 복쌈 등이 있습니다.
① 약밥
찹쌀에 밤, 대추, 잣 등을 넣어 만든 밥으로, 정월대보름에 약밥을 먹으면 한 해 동안 질병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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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 불리기: 찹쌀은 깨끗하게 씻어 8시간 이상 물에 불려줍니다. ◈밤, 대추 손질: 밤은 껍질을 벗겨 4등분 하고, 대추는 씨를 제거하고 2등분 합니다. ◈ 재료 준비: 건포도는 뜨거운 물에 살짝 불려주고, 잣은 고깔을 제거합니다. ◈ 양념 만들기: 간장, 참기름, 꿀, 계피가루를 섞어 양념을 만듭니다. ◈ 찹쌀 찌기: 찜기에 젖은 면보를 깔고 불린 찹쌀을 넣어 20분 정도 쪄줍니다. ◈ 재료 넣기: 찹쌀이 어느 정도 익으면 밤, 대추, 건포도, 잣을 넣고 양념을 뿌려줍니다. ◈ 밥 짓기: 물 4컵을 붓고 30분 정도 쪄줍니다. 밥이 다 되면 주걱으로 잘 저어줍니다. |
② 복쌈
김이나 배춧잎에 밥과 여러 가지 나물을 싸서 먹는 음식으로,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한 해 동안 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정월대보름에 복쌈을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 풍요로운 한 해를 기원
◈ 복쌈 맛있게 먹는 법 - 쌈 채소 준비: 쌈 채소는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합니다. 크기가 큰 잎은 먹기 좋게 잘라줍니다. - 오곡밥 준비: 따뜻하게 데운 오곡밥을 준비합니다. - 나물 준비: 먹기 좋게 무쳐진 나물을 준비합니다. - 쌈 싸기: 쌈 채소 위에 오곡밥을 올리고, 그 위에 나물을 얹은 후 쌈장을 올려 싸 먹습니다. 담백한 고기, 생선, 두부, 버섯 등을 넣어 함께 싸 먹으면 더욱 푸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
◈ 복쌈 맛있게 먹는 팁 - 다양한 종류의 쌈 채소를 준비하여 취향에 맞게 골라 싸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 쌈장 대신 간장 양념이나 된장 등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 오곡밥에 참기름이나 깨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춰주면 더욱 맛있습니다. - 복쌈을 먹을 때에는 가족들과 함께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먹으면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
7. 오늘날의 정월대보름
세대가 바뀌고 도시화되고, 지역 특색이 사라지는 요즘이다. 정월대보름은 현대 사회에서 맞지 않은 것도 있지만 깊이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공동체 화합과 협력을 강조하는 문화 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더불어 풍년과 건강, 좋은 일이 함께하는 한 해를 기원하는 소박한 우리네 삶이 스며져 있다고 생각된다.
비롯, 지역의 이벤트성과 같은 관광 상품화되어 단순히 SNS에 멋진 사진 한 장의 용도라기보다. 우리 세대나 앞으로의 세대가 사라지는 전통 풍습의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 사라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며
추억 돋는 글쓰기이다.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좀 더 상기하고 잊힌 기억을 되살린 시간이었다. 멋진 보름달이 뜨면 우리의 작은 소망 소망하나 맘속에 기원하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좋은 기운을 충전하고, 멋지게 한해를 기대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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